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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과 한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 이용욱
    조회 수: 138, 2018-11-14 12:24:42(2018-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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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욱 정치부장

    과문해서인지 ‘barmy’라는 영어 단어가 있다는 것을 바른미래당 덕분에 처음 알았다. 이 단어의 뜻은 ‘약간 제정신이 아닌’이라고 한다. 이도 저도 아닌 ‘바미스럽다’는 신조어를 낳은 바른미래당은 당명부터 미래를 예고했던 것이다. 대주주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앞날을 내다봤다. “~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요즘 바른미래당의 모습은 이 말에 딱 들어맞는다. “자유한국당과 한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바른미래당의 처연한 모습을 보면서 1990년대 유행가의 한 구절을 흥얼거리게 된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사실 출발부터 기대하지 않았다. 바른미래당의 모태인 국민의당은 ‘중도개혁’ ‘다당제’를 내세웠지만 구성원들의 마음속엔 정치적 속셈만 그득했다.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에서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희박했던 안 전 대표는 대선 출마를 위해 당을 만들었다. 동조한 의원들이 얼마나 안철수 정치를 알았는지도 의문이다. 일부 의원들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공천받을 가능성이 낮았고, 일부는 당시 호남에서 인기가 높았던 안철수의 그림자에 기대는 것이 목적이었다. ‘제3당, 다당제를 지향한다’는 명분을 마음에 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나마 대선 패배 후 안 전 대표는 당을 접었다. 국민의당 그릇에서 더는 미래가 없었기 때문이다. 호남 민심은 여권에 통째로 넘어갔고, 진보진영은 안철수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안 전 대표는 새로운 시장인 보수로 눈을 돌렸고, 그의 선택은 국민의당보다 오른쪽으로 이동한 바른미래당이었다. 국민의당 의원 다수는 안 전 대표를 따라 다시 짐을 쌌다. 딱히 정치적 소신이 있어서라기보다 대부분은 갈 곳이 없어서 일단 몸을 실었다는 시선이 많았다. 여하튼 이들은 지금 바른미래당의 다수다.

    또 다른 축인 바른정당은 아예 가설정당으로 출발했다. 탄핵 국면에서 궤멸을 모면하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대선에 내세워 권력 한번 더 잡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자유한국당을 떠난 33명이 만든 당이다. 낡은 보수와 결별하자더니, 반 전 총장이 낙마하자 본색을 드러냈다. 자기들이 대선후보를 뽑고도 13명이 대선 과정에서 낡은 보수당에 돌아갔다. 눈치만 보던 나머지도 대선 이후 같은 길을 걸었다. 이들은 공·사석에서 유승민 대선후보의 협량함이 가장 큰 탈당 이유라고 핑계를 댔다. 춥고 배고파 견딜 수 없었다는 진실은 끝끝내 숨겼다.

    그렇다고, 한국당에 돌아가지 않은 9명 의원 모두가 보수개혁 가치만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각자 속사정이 있다고들 했다. 어떤 의원은 한국당에 돌아가는 것이 ‘가오’가 상한다고 생각했다. 어떤 의원은 특정인에 대한 의리로 남았다고 했다. 일부는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한국당에서 ‘절대로 받을 수 없다’고 누누이 강조했기 때문이다. 외톨이가 된 이들은 안 전 대표가 내민 손을 덥석 잡을 수밖에 없었다.

    뿌리가 이럴진대 이파리가 잘 자라겠는가. 지난 지방선거 공천 및 본선 과정에서 안 전 대표가 보였던 독선은 어두운 앞날을 예견하는 전주곡이었다. 안 전 대표가 독일로 떠났음에도, 당은 비틀거린다. 지도부가 판문점선언 비준·특별재판부 설치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 의원들이 뒤집고, 한국당 쪽으로 기운 듯한 결론이 내려지는 상황들이 반복됐다. ‘바미스럽다’ ‘바미하다’ 등 비아냥은 자초한 것이다. “우리는 설렁탕 집인가, 짜장면 집인가, 아니면 냉면 집인가” “설렁탕도 짜장면도 냉면도 그 어떤 것도 맛이 없다고 한다”(지상욱 의원)는 당내 자조는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쓴소리가 길었지만 당을 접으라는 저주는 절대 아니다. 명분 없던 과거를 인정하고, 지질한 현재를 반성해 거듭나라는 충고쯤으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어쨌든 당신들이 내세우는 보수개혁의 구호나 가치는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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