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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중요해진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
  • 조성렬
    조회 수: 22, 2019-03-06 00:10:39(201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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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중요해진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

     

     

    기대를 모았던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담은 합의서 도출이 불발됐다.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월31일 스탠퍼드대학 연설을 통해 ‘동시적, 병행적 접근법’을 내놓은 뒤, 2월6~8일 평양을 방문해 김혁철 전 스페인 대사와 실무협상을 가졌다. 베트남에서의 실무협상에서는 초안이 만들어져 어느 때보다 합의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막바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엿새 전인 2월21일 미 고위당국자는 전화 회견에서 스탠퍼드대학에서 밝힌 비건의 연설 내용에 대해 단계적 프로세스를 수용한 것이 아니라면서 “매우 빠르고 크게 한 방으로 나아가야” 하며, 이를 위해 “북한은 핵탄두와 미사일 보유량을 완전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비건 특별대표의 스탠퍼드대학 연설보다 비핵화 수위가 한층 높아진 것이다.

     

     

    이때쯤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비건 특별대표의 상관인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그의 접근방식에 불만을 표시했다는 미 언론의 보도가 나왔고, 볼턴의 전격적인 방한설이 나왔다. 그동안 볼턴과 같은 대북강경파들은 최대한 압력을 유지할 것을 주장하며 비건의 ‘단계별’ 절차에 대해 격렬하게 반대해 왔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번 회담에 임한 것으로 보인다.

     

     

    합의서 도출이 불발에 그친 뒤 발표된 트럼프 대통령과 리용호 외무상의 설명이 서로 엇갈리는 점이 있지만, 각자 입장을 부각해 말한 것일 뿐 사태 파악에는 무리가 없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의 폐기를 대가로 2016~2017년 유엔안보리 제재의 일부 해제를 요구했고, 반면 미국은 일부 제재 해제의 조건으로 영변 핵시설 외에 타지역의 우라늄농축시설과 핵탄두·미사일 보유량 신고까지 요구한 것이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의 ‘모두’와 제재의 ‘일부’라고 얘기했지만, 미국은 ‘모두’의 범위가 불명확하고 ‘일부’가 사실상 전부를 가리킨다고 이해했다. 미국은 과거핵의 입구를 확보하지 못한 채 영변 핵시설의 포기만으로 제재를 완화해 준다면 이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지원할 수 있고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주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북·미 간 인식에 차이가 나고 준비부족도 드러났지만 상당한 성과도 있었다. 첫째는 김정은 위원장이 관료들의 왜곡된 평가 없이 미국의 입장을 여과 없이 충분히 들을 수 있었다. 이 점은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둘째는 서로의 요구사항과 쟁점이 분명해지고 핵심의제가 좁혀졌다. 셋째는 북·미 모두 협상의 판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번에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되고 3차 정상회담에서 더 높은 합의가 이뤄질 기반은 마련된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당장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살려나가는 것이다. 이 점에서 미국이 사태악화를 막고 상황관리에 신경 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며 다시 만나자고 했다.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도 자기주장을 하면서도 대미 비난은 자제하였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중지와 한·미 군사연습 중지의 ‘쌍중단’을 약속한 것은 북·미 모두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시점에서 우리 정부에 주어진 과제는 중재 역할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고 귀국길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와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요청했다. 이것은 작년 8월 말 북·미 고위급회담의 개최가 불발된 뒤 한국이 대북특사를 보내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자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수석협상가가 되어달라’고 요청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어떻게 중재에 나서야 할 것인가?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는 ‘빅딜’ 문서를 분석해 중재안을 만드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다음으로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우리 측 중재안을 갖고 미국과 협의해 조정해야 한다. 이어서 문 대통령이 조정안을 갖고 직접 김 위원장을 만나 결심을 이끌어내야 한다.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이 어렵다면 판문점에서 여는 원포인트 회담도 무방할 것이다.

    북·미 냉각기가 길어지면 비핵화 협상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 북핵 문제가 트럼프의 정책우선순위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김 위원장을 비롯해 북한을 안심시키는 일이다. 그동안 북한은 과거핵을 철저히 신고하게 되면 자신의 핵무력이 모두 노출된다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미국의 태도나 남북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한 미국이 북한의 약점을 잡고 선제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이제 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 김 위원장이 안심하고 ‘통 큰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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